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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경기문화창조허브] 스타트업에게 해외 진출이란

입력 | 2019-10-18 16:26:00


국내를 비롯,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과 경기콘텐츠진흥원(이사장 김경표, 이하 경콘진)은 스타트업 지원 센터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문화창조허브는 2002년 3월 개소한 부천 클러스터와 2014년 5월 개소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2015년 4월 개소한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 2015년 6월 개소한 북부(의정부) 경기문화창조허브, 2018년 1월 개소한 서부(시흥) 경기문화창조허브, 2018년 12월 개소한 고양 경기문화창조허브 등 총 6개소를 운영 중이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9층의 평일 모습, 오픈 공간을 찾은 예비 창업자들이 가득하다


성과는 꾸준히 나타났다. 2019년 4월 기준 창업 1,383건, 일자리 창출 3,736건, 스타트업 지원 2만 8,549건, 이용자수 40만 4,371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여러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중심을 잡고 있는 곳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다. 네이버,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안랩, NC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넥슨 등 국내 ICT 대표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판교라는 지리적 특성상 주변 인프라와 네트워크로 인해 스타트업의 요람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실제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개소 후 지금까지 창업 983건, 일자리 창출 2,361건, 스타트업 지원 1만 7,597건, 이용자수 24만 4,340명, 투자유치 394.9 억 원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듯,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전체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주요성과 및 성공사례,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해외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

지난 6월,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가 게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콘텐츠 스타트업 7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2%가 '해외진출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해외진출 열망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이유로 응답 기업 중 35%(19개사)가 '해외진출 성공 여부 불확실'을 꼽았고, 30%(16개사)는 '자금 여력 부족'을 지목했다.

출처: 한국무역협회


경영상 애로사항도 '자금 조달 곤란'이 46.1%(53개사)로 가장 많았고, 그 원인으로 '무형자산에 대한 담보 인정 어려움(43.9%, 29개사)', '서비스 연구·개발(R&D)기술평가제도 부재(25.8%, 17개사)', '제조업에 비해 불리한 대출 관행(21.2%, 14개사)' 등을 꼽았다. 이어서 정부 또는 기관으로부터 받고 싶은 지원으로 '금융·세제 지원(26.6%, 36개사)', '전문가 상담 및 자문(17.8%, 24개사)', '바이어 정보(16.3%, 22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진출을 원하는 기업의 요구는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이 청년창업사관학교, 수출바우처 등 중진공 사업에 참여한 2,500개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혁신성장을 위한 정책 방안 설문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8.2%가 "글로벌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한 것.

다만, 해외 시장 진출 준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참여 업체에게 글로벌화 수준을 묻는 질문에 '안정적으로 수출'하고 있거나 '제품과 국가를 다변화했다'라고 밝힌 기업은 8.7%에 불과했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만 수립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절반이 넘는 50.5%에 달했다.

출처: 중고벤처기업진흥공단


해외 진출, 수요는 명확하다 하지만…

해외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수요는 명확하다. 사실 해외진출, 수출은 국내 산업 전체가 원하는 바람이기도 하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 정부와 민간 기업 모두가 나서 활로를 찾아 나선다. 물론, 국제 정세에 따라 해외진출, 수출 일변화의 정책은 역풍을 맞기도 한다. 사드 사태로 인한 국내 콘텐츠 기업, 제조 기업 등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진 것도 그 한 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은 필요하다.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자, 더 많은 인구의 잠재시장이 남아 있는 해외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공략 대상이다.

문제는 방법. 다행히 국내 정부 및 유관 기업, 민간 기업 등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 사업 및 프로그램, 프로젝트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스타트업이 스스로 열심히 찾아 나서야 한다. 정부, 지자체, 전문 엑셀러레이터 등 많은 기관 및 기업에서 개별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막연한 기대 심리와 명확하지 않은 자료를 통한 해외진출 전략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다. 정말 많은 IR 자료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가 있다. 해외 시장 동향이다. 물론, 앞서가는 선진 시장의 동향은 중요하다. 문제는, 국내 시장 및 국내 문화/환경과 동일한 논리로 접근할 때, 마음에 와 닿지 않는 즉, 실행가능해 보이지 않는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이 많다. 이는 국내 투자자가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점이다.

출처: 인터비즈


또한, 해외 투자 사례를 들며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려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업 A와 같은 아이템을 사업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수천억 원 기업가치에 수십억~수백억 원을 투자받았다고 해서 국내 투자자가 동조할 수 있을까? 창업자 또는 대표가 이 부분을 강조하면, 오히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 받지 그러세요?"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해외의 남의 사례'를 들며 과하게 '한국의 자신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지양해야 한다. 한국에서 창업하는 이상, 그리고 한국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이상, 한국 투자자의 눈높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지원하는 해외진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올해부터 새롭게 운영하고 있는 '경기 START 판교'는 지난 2년간 운영했던 창업주기별 맞춤형 프로그램 'G-START(A-E)'의 경험을 살려 보완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도내 창업 7년 이내 스타트업 중 4차 산업 융복합분야, ICT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경기도 외 지원자일 경우, 최종선정 후 경기도로 이전하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프로그램은 약 6개월간 운영되며, '1:1 멘토링', '전문분야 교육 및 세미나', '투자 유치를 위한 네트워킹 데이', '데모데이', 'IP(지식재산권) 출원' 등을 지원한다. 또한, 선발된 스타트업 중 평가를 통해 '총 3억 원의 자금지원(기업별 2,000만 원 이내 차등지원)', '스타트업 오피스 공간 지원' 등과 함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경기 START 판교의 전신이었던 G-START의 작년 해외 진출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염성과 베트남 호치민 등에서 열린 작년 G-START E 글로벌 데모데이의 경우, 해외 IR, 현지 바이어 및 멘토 연계, VC들과의 저녁 만찬 등으로 진행됐으며, 글로벌 데모데이 우수기업에게 총 2,000만 원의 해외진출 지원금을 제공한 바 있다.

베트남 호치민 GEM Center에서 진행한 \'G-START E 글로벌 데모데이\'

작년 베트남 호치민 GEM Center에서 진행한 'G-START E 글로벌 데모데이'에 참가한 기업들은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교육 기술 전문가, 여행사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베트남 진출에 대한 조언을 얻었으며, 현지 유통업체, VC 등과 만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해외 진출 준비에는 많은 전략이 필요하다. 사업적 요소(현지 시장에 맞는 아이템을 갖고 있는지), 인적 요소(해외사업을 진행할 만한 인력을 확보했는지), 파트너적 요소(현지에서 함께 믿고 사업을 할 만한 기업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지), 자금적 요소(해외 사업을 진행할 현지 투자 유치 확보는 가능한지) 등을 철저히 다져야 한다. 성공사례를 참고하는 것만큼 실패사례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