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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해에만 총 36회의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렸으나 전후 납북자 문제는 단 한 번만 제기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는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는 물론 노무현 정부 때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로 현 정부가 인권 문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실이 통일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남북정상회담, 고위급회담, 적십자회담 등을 계기로 전후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해 6월 열린 제12차 남북적십자회담 때가 유일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당시 박경서 한국적십자회장은 박용일 북한적십자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총리회담 및 장관급회담 등 최고위급에서 납북자 문제의 해결 필요성을 총 18차례 제기했다.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도 남북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도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및 회담을 통해 같은 문제를 각각 3차례 제기했다. 현 정부 들어 남북정상회담만 세 차례 개최되고 남북고위급회담이 다섯 차례 열렸음에도 납북자 문제 등을 뒷전에 둔 셈이다.
전후 납북자 문제는 인권문제일 뿐 아니라 주권침해 사안으로 국제적 관심이 높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KAL기 납북사건으로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황원 씨(82) 관련 정보를 한국 정부가 북한 측에 요구해야 한다는 서한을 문 대통령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북한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신희석 연구원은 “노무현 정부 땐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거론됐던 의제가 이번 정부 들어선 정상 수준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다. 이는 분명한 퇴보”라고 지적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