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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딸 특혜채용’ 이번엔 ‘봉투’ 충돌…핵심공방 2R

입력 | 2019-10-18 17:37:00

'2011년 딸 계약직 원서' 두고 정반대 주장
'하얀 각봉투' 존재 두고 앞서 한차례 공방
"구겨진 봉투 있었다" KT 前임원 법정증언
"열려 있었다" 서유열 주장과 다른 내용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KT 부정채용 혐의 재판에서 ‘하얀 각봉투’가 또하나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이 딸의 계약직 입사 원서를 하얀 각봉투에 넣어서 KT 임원에게 전달했다는 주장과, 이력서는커녕 봉투도 건넨적이 없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1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3차 공판에서 “KT 측에 (딸의 계약직) 이력서를 전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KT 측에 딸 계약직 이력서를 건넸다고 주장한 것은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이다. 서 전 사장은 지난 2011년 김 의원으로부터 딸의 계약직 입사를 부탁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하얀 각 봉투’를 김 의원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언급했다.

서 전 사장은 이 사건 관련 자신을 포함한 KT 전 임원들의 업무방해 혐의 재판에서 “김 의원이 하얀 각봉투를 주면서 우리 애가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는데 경험 삼아 KT 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지난달 김 의원의 첫 공판에도 증인으로 참석해 하얀 각봉투 안에는 김 의원 딸의 이력서가 들어있었고, 이를 열어보지도 않고 권모 당시 경영지원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색깔까지 묘사한 구체적 증언이었지만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첫 공판 당시 출석하면서 “서 전 사장이 (딸의) 이력서가 담긴 하얀 각봉투를 의원실에서 받아 갔다고 했으나 통상 각 봉투는 국회사무처에 지급받아 쓰는 것”이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하얀 각봉투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나아가 “검찰 의도에 따라 진술을 번복하는 서 전 사장의 상상적 허구와 검찰의 소설적 상상력이 결합된 결과가 이 사건의 공소논리의 근간이 된 기본틀”이라며 “정치적 목적에 눈이 멀어 검찰이 서 전 사장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다”고 했다.

하얀 각봉투는 이날 재판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증인으로 참석한 권 전 실장이 “흰색 봉투에 담긴 이력서를 (서 전 사장에게) 전달받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권 전 실장은 서 전 사장의 지시를 받아 김 의원 딸의 계약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을 지시한 인물이다. 그는 “봉투가 굉장히 구겨져 있었다”거나 “대봉투였다”는 식의 구체적인 묘사도 곁들였다.

하지만 권 전 실장의 증언이 서 전 사장 주장과 완벽히 일치하진 않았다. 서 전 사장은 봉투를 열어보지도 않고 권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날 권 전 실장은 “받았을 때 봉투는 열려있었다. 확실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앞서 KT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 의원, 이 전 회장, 서 전 사장의 여의도 저녁회동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서 전 사장은 앞선 재판에서 이 전 회장·김 의원과 함께 2011년 서울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김 의원과 이 전 회장 측은 저녁식사를 한 것은 2009년이라며 수행비서 이메일과 수첩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세 사람이 만난 사실은 있지만, 당시는 김 의원 딸이 KT에 계약직으로 일하기도 전이라는 반박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KT 전 임원들에 대한 재판에서 서 전 사장의 2009년 5월 입원치료 내역을 반박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서 전 사장이 당시 쇄골 골절로 치료를 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