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각 계열사 CEO들에게 사고의 전환과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관행에서 벗어나 일하는 방식, 비즈니스 모델 등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18일 제주 서귀포시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19 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자산 효율화, 우수한 인재 확보 등 SK그룹의 당면 과제들은 모두 도전적”이라며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행복 경영의 가설’을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CEO들부터 지속적으로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들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SK그룹 구성원이 행복해야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 실천 방안인 ‘행복 전략’을 실행하고, 인적자본 강화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최 회장 역시 행복 전략의 고도화를 당부했다. 그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듯 행복을 추구할 때도 정교한 전략과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전환 속도, 그리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한 인적자본 강화에 SK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SK그룹 각 계열사의 기업 정체성 역시 바꿔 나가기로 했다. 특정 산업 영역에서 경쟁우위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에서 ‘고객 및 이해관계자 니즈 충족 및 문제 해결 주체’로 변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각 계열사 CEO들은 SK경영관리체계(SKMS) 개정, 사회적 가치 성과 가속화, SK 유니버시티를 통한 딥체인지 역량 육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1979년 처음 제정된 SKMS의 경우 지금까지 경영환경 변화 등을 반영해 13차례 개정됐다. 올해 CEO 세미나에서는 사회적 가치가 곧 이해관계자의 행복임을 명시하고, 사회적 가치에 바탕을 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