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서울광장 소생 캠페인 페스티벌
우리 군의 응급의료헬기인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수리온 헬기(KUH-1)가 18일 소생 캠페인 페스티벌이 열린 서울광장 상공을 날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가천대 길병원에 소속된 닥터헬기는 서울광장을 크게 두 번 정도 선회한 뒤 지상 70∼80m 상공까지 내려와 덕수궁 상공에서 실제 구조 상황처럼 제자리 비행을 했다. 시민들은 닥터헬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서울 도심의 응급의료헬기 비행이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헬기 비행을 연신 촬영했다.
위 사진부터 이날 함께 비행에 나선 서울소방본부와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소속 응급의료헬기.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 남성이 헬기 이착륙 때처럼 큰 소리를 내는 이벤트에서 힘껏 소리 지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연우 안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경북은 안동 포항 구미를 제외하고는 전 지역이 의료취약지라 닥터헬기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소생 캠페인 후 불편을 호소하던 주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왕복 400km를 날아 환자의 생명을 구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북한과 맞닿아 있어 먼 항로로 돌아가는 불편함이 개선되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응급의료헬기를 이용할 경우 주의사항을 묻는 시민도 있었다. 닥터헬기는 이착륙 때 강한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착륙 지점 50m 안으로는 접근해서는 안 된다. 돌이나 나뭇가지가 흉기가 돼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헬기 후방으로 이동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날 닥터헬기가 서울광장에 착륙하지 않은 것도 시민의 안전을 우선 고려한 조치였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조명시설도 없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헬기 인계점(지정된 이착륙장)도 많다”며 “헬기 이착륙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중증환자들의 생존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어린이는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소방재난본부, 서울 양천구, 라이나전성기재단 등이 마련한 부스에서는 시민 300여 명이 직접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자동심장충격기를 처음 사용해 본 정영현 씨(46)는 “응급환자에게 골든타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한복판에 설치된 닥터헬기 게시판은 “헬기를 띄워줘서 고맙습니다”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 “닥터헬기로 보다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기를!” “이국종 교수 파이팅” 등 시민들이 손으로 직접 쓴 응원 메시지가 가득했다.
행사 막바지에 시민들은 소생 캠페인 메인 테마곡인 ‘쏘리 쏘리’를 개사한 노래에 맞춰 간단한 율동을 함께하는 플래시몹에 참여하며 닥터헬기가 자유롭게 날기를 희망했다. KT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영화 ‘라이온킹’ ‘캐리비안의 해적’ OST 등 친숙한 곡들을 연주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앳되고 고운 목소리로 축하곡을 부른 서울시 소년소녀합창단에도 갈채가 이어졌다.
박성민 min@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