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원 드러나지 않은채 돼지 15만 마리 처분 스패인-포르투갈 국경 20년 이상 발생하기도 장기적 관점에서 방역 대책 마련 필요
야생멧돼지가 국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유력한 감염원으로 떠오르면서 ASF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계획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8일 경기도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16일부터 경기 파주시 등 접경지역 14개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자 사실상 해당지역이 오염된 것으로 보고 차단식 방역을 진행 중이다.
이번 ASF 사태로 수매 또는 살처분된 돼지만 현재까지 15만 마리가 넘지만, 감염원이나 감염 경로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최근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지역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잇달아 발견돼 북한 야생멧돼지의 유입 또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다른 곤충이나 야생동물에 의해 국내에 ASF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역전파 가능성도 있어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유럽으로 전파된 뒤 러시아와 중국, 동남아까지 휩쓴 100년 역사의 바이러스다.
현재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지역 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유기물에서의 생존기간이 최대 1000여일에 달해 언제 어디서 다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경이 맞닿은 지역에서는 ASF가 20년이나 이어지기도 했다.
당장 야생멧돼지에 의한 ASF 유행 가능성이 높이진 지금도 발생지역과 완충지역에서는 총기 포획이 제한된 채 민통선 지역에서 실시한 총기 포획의 재개 여부도 결정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ASF 발생지역과 농장에 장기적으로 어떠한 방역 조치를 이어갈지, 북한에서 내려온 야생동물에 의한 지속적인 ASF 감염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할지와 같은 중장기적 대책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종식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오랜 기간 주의와 방역이 필요한 만큼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농가와 방역당국이 절충점을 찾아 공동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