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더십 해칠 전략적 악몽”… 공화당 원내대표 등 잇단 비난 터키-쿠르드, 휴전 합의에도 교전… 양측 모두 “상대가 공격 안 멈춰”
‘친(親)트럼프 진영’인 미국 공화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원내대표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시리아 미군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며 “미국과 국토를 덜 안전하게, 적은 대담하고 중요한 동맹은 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을 비판했다. 또 “이번 미군 철수는 우리나라에 전략적 악몽”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원내 사령탑의 이 같은 비판은 이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공개 비판하는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9일 중동 순방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 철수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병력을 서부 이라크로 재배치하는 것이 현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이라크 서부로 이동하는 미군은 700명 이상으로, 200∼300명은 시리아 남부 알탄프 기지에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와 쿠르드족은 미국의 중재로 17일부터 5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터키 국방부는 19일 트위터에 “터키군은 휴전 합의를 완전히 준수했지만,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쿠르드 민병대(YPG) 테러리스트들이 36시간 동안 14건의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YPG가 주력인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가 휴전 합의 발표 뒤에도 지속적으로 공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장외 설전도 지속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카이세리주(州)에서 열린 행사에서 “합의가 지켜지지 않으면 (임시 휴전 시간인) 120시간이 지나자마자 작전을 재개할 것”이라며 “테러리스트들(쿠르드족)의 머리를 짓뭉개버리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