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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주52시간 보완’ 방침 밝혔지만…中企 “法 유예 아니면 의미 없다”

입력 | 2019-10-21 11:21:00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전경 © News1


 청와대가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로제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계도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처벌유예가 아닌 입법유예가 필요하다”며 ‘1년 이상 유예론’을 고수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의)계도기간 부여 방안은 처벌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중소기업이 충분한 준비 기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1년 이상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순덕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전날(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시행되는 주52시간제에 대한 전향적인 보완책을 발표했다. 주52시간 도입 준비를 하지 못한 중소기업을 고려해 상당 기간의 계도기간을 두는 방안이 골자다.

황 수석은 “기업들에 주52시간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선 탄력근로제 입법을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입법환경이 양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입법이 안 될 경우) 적절한 상황에서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등 정부 차원의 보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수석은 오는 11월까지 국회의 입법 논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재 국회에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정부는 이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현재 중소기업이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어려움 대부분이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계도기간으로는 중소기업계 부담을 줄일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주52시간제를 1년 이상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계도기간은 처벌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근로자가 사후 신고하면 처벌받을 우려가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말한 계도기간은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같은 기간인) 6개월 정도로 생각된다”며 “최소한 1년 이상 법 자체가 유예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주52시간제에 대한 준비를 마친 기업은 56%에 불과하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뿌리산업은 대부분이 300인 미만 사업장이어서 사장도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도 유예를 요청하기도 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20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은 2021년, 100명 이상 200명 미만 사업장은 2022년, 50명 이상 100명 미만 사업장은 2023년, 5명 이상 50명 미만 사업장은 2024년부터 주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며 “업계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이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정부와 국회가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