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후 두 기관이 정반대 여론조사 결과 내놔 文지지율 리얼미터 41.4→45.0%, 한국갤럽 43→39% 서로 다른 조사방식 사용해 여론 포착에 차이 나는 듯 리얼미터는 ARS 90%, 한국갤럽은 100% 전화면접 리얼미터 "전화면접이 ARS보다 이슈 반응성 느려" 한국갤럽 "ARS는 정치 고관여층 여론을 과대 표집"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여론의 흐름이 조사 기관마다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조 장관 사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조사가 있는 반면 오히려 대통령·여당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21일 발표한 10월 3주차 주간 집계(14~18일)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3.6%포인트 상승한 45.0%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3.8%포인트 내린 52.3%을 나타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던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3주 만에 크게 반등했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진보층(74.1→76.5%)과 중도층(33.5→38.8%)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에도 민주당이 4.5%상승한 39.8%을, 자유한국당은 0.1%포인트 하락한 34.3%를 나타냈다. 지난 조사에서 0.9%포인트까지 좁혀졌던 양당 지지율은 5.5%로 벌어졌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 발표한 10월 3주차(15~17일)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조 전 장관 사퇴 후 오히려 하락해 심지어 40%가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포인트 하락한 39%를 나타냈고, 부정평가는 2%포인트 상승한 53%를 나타냈다. 또 진보층(70→68%)과 중도층(46→36%)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도 리얼미터 조사와 정반대다.
한국갤럽은 리얼미터와는 크게 다른 해석을 내놨다. 조 장관을 지지했던 계층이 이번 사퇴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해 진보층 지지율이 하락했고, 조 장관에 대한 중도층의 비판 정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기관 모두 같은 주제를 놓고 이처럼 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이유를 조사 방식에서 찾고 있다.
리얼미터는 자동응답 조사(ARS·90%)와 전화면접 조사(10%)를 혼용한 방식을 사용한다. 한국갤럽은 전화면접 조사 비율이 100%다. ARS와 전화면접 조사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여론 흐름이 다르게 파악되는 것이다.
리얼미터 측은 ARS 조사가 전화면접에 비해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더 빠르게 포착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화면접이 자동응답보다 영향 요인에 대한 반응성이 느리다”며 “그래서 전화면접이 자동응답에 비해 한두 주 느리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화면접은 소수 의견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데 자동응답보다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며 “무기명투표 방식의 자동응답에서는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한 긍·부정적 태도를 비교적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반해, 기명투표 방식인 전화면접에서는 여전히 국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우세한 상황에서 솔직한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진보·보수가 광장에서 ‘조국 대전’을 벌이던 9월 말부터 두 기관이 조사한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9월 4주 47.3%, 10월 1주 44.4%, 10월 2주 41.4%로 급락세를 나타내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45.0%로 반등했다. 반대로 갤럽 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9월 4주 41%, 10월 1주 42%, 10월 3주 43%으로 오히려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39%로 급락했다. 조사 방법에 따라 여론의 흐름을 반영하는 데 시차가 생길 수 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국갤럽은 ARS 조사가 갖고 있는 단점에서 이 같은 차이가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갤럽 측은 ARS 조사가 전화면접에 비해 ‘정치 고관여층’의 여론을 과대 표집한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ARS 조사의 경우 질문을 받은 뒤 전화기를 얼굴에서 떼고 화면에 번호를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정치 저관여층이 답변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