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체험 공간 만든 패션 플랫폼… 글씨체 전시회 연 배달앱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달 서울 마포구 AK&홍대 17층에 연 ‘무신사 테라스’의 내부 모습. 무신사 제공
젊은 세대를 겨냥한 브랜딩, 마케팅이라면 응당 온라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은 오히려 모니터 밖으로 나와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를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를 일컫는 Z세대)를 겨냥한 ‘탠저블’(tangible·실재하는, 만질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넓은 공간(2644m²)을 흰색과 회색 톤으로 채운 무신사 테라스는 노른자위 상권의 랜드마크 건물 꼭대기 층 전체를 쓰는 것치고는 ‘썰렁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스트리트 패션’ 플랫폼의 대명사가 된 무신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디자인이라는 분석이다. 덕분에 이곳은 개장 한 달여 만에 홍대를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특정 브랜드 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인파가 몰린다.
배달 중개 서비스 업체 우아한형제들이 이달 연 ‘을지로체: 도시와 글자’ 전시회(왼쪽 사진)와 위메프가 고객을 위해 만든 굿즈인 ‘위키트’. 각 사 제공
온라인 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이용자의 유형을 구분해 맞춤형 ‘굿즈’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폭탄세일을 하는 ‘특가상품’을 대거 구매하는 이용자의 경우 쇼핑 스타일에 착안한 ‘쇼핑유형진단서’와 함께 아이템을 쓸어 담을 그물가방을 선물하는 식이다. 전하나 위메프 브랜딩랩 팀장은 “위메프만의 쇼핑 문화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브랜드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전달하고 고객과 교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MZ세대’=실감세대
이 같은 온라인 기업들의 탠저블 전략은 MZ세대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나고 자랄 때부터 스마트폰을 다루며 누구보다 온라인에 능숙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이지만, 그만큼 특정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 역설적으로 이런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장기적인 브랜드 충성도와 직결된다.
IT 업계 관계자는 “MZ세대의 가장 큰 특성은 사회가 정한 기준보다 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른다는 점”이라며 “이런 나만의 기준은 넘쳐나는 온라인 정보보다 직접 경험한 일상들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