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인스타그램 스타들 홍보 효과 객관적 검증 어려워 일부는 추종자 수 부풀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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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온라인 뷰티용품 판매회사 ‘뷰토노미’는 최근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손잡고 인스타그램 마케팅을 진행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며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개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메이크업 팔레트를 만들어 자신의 인스타를 통해 홍보하고, 이로 얻은 매출을 회사와 나누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매출이 회사 기대에 턱없이 못 미쳤다. 이런 ‘인플루언서 거품’의 단면이 드러나면서 기업들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 시간) 전했다.
마케팅 회사 미디어킥스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이 올해 각국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출한 금액은 41억∼82억 달러(약 4조8380억∼9조6760억 원)다. 2015년(5억 달러)보다 8∼16배 늘었다. 이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영향력에 지나치게 큰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약 1억6500만 명의 인스타 추종자를 보유한 유명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측은 최근 자신의 게시물 1건의 가치가 “6자리 숫자(최소 10만 달러 이상)”라고 주장했다. 인스타에 사진 1장만 올리거나 글 몇 줄만 써도 최소 약 1억2000만 원의 홍보비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 인플루언서들이 광고 후원을 받고 몰래 상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한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인플루언서DB에 따르면 올해 소셜미디어 포스트의 ‘관여율’(추종자들이 특정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비율)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속 빈 강정’임을 깨달은 기업들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다. 2011년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개척한 온라인 화장품 브랜드 입시는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진짜 고객’을 이용한 ‘진정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의류 회사 바나나리퍼블릭도 일반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을 입고 소셜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릴 때 상품권을 지급한다. 미 광고회사 디코닉의 마테오 델 베키오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우리는 (소셜미디어) 포스트에 지불하는 금액을 줄이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