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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권 통합 앞서 ‘선거연대론’ 부상

입력 | 2019-10-22 03:00:00

한국당-바른미래 탈당파 중심 물리적 통합 어려워져 대안 거론
친박 핵심은 우리공화당 접촉… 내년 총선 앞두고 최대변수로




보수야권 곳곳에서 ‘선거연대론’이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탈당파, 우리공화당의 선거연대가 내년 4월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물리적 통합이 보수진영에 최선의 ‘플랜 A’이지만, 선거연대라는 ‘플랜 B’도 보수 통합에 준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전략에 기반한 것이다.

○ 통합 어려우면 선거연대부터?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News1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 정당의) 선거연대는 당연히 해야 한다. 좌파 쪽에선 선거연대를 분명히 할 것”이라며 “사회주의 연대를 막아내기 위한 범우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한국당이 공천을 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이나 우리공화당 후보를 밀어주는 이런 방식이냐’는 질문엔 “당연히 맞다”고도 했다.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의원이 이례적으로 바른미래당도 연대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물밑에서도 보수 정당 인사들 간 연대론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다. 지난주 친박 핵심 의원은 우리공화당 인사들과 선거연대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한국당 의원은 “‘보수가 모두 분열돼 총선에서 과반을 못 얻는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냐. 적극적인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이들의 구상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 그리고 우리공화당이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 ‘반문(문재인) 전선’을 구축하자는 게 핵심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 통합이라는 물리적 결합보다는 선거연대가 서로 부담이 작아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단일 대표 선출과 각 당의 지분 협상 등 합당 논의는 곳곳에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는 ‘지뢰밭’이 많다. 하지만 선거연대는 법적인 구속력 없는 정치적 합의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이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 뒤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다. 그만큼 합의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 친박 “유승민 입당보단 연대가 덜 부담”


유 전 대표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 창당 구상도 “보수 정당 간의 선거연대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월 정기국회까지 예산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마무리하고 그 이후 저희 결심을 행동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유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합당 또는 입당은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중립 성향의 한국당 의원은 “유 전 대표가 계파의 지도자로 있는 한 골수 친박의 반발이 심해 당 대 당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일단 변혁과는 물리적 통합을 시도하되, 우리공화당과는 선거연대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둔 정치 상황에 따라 두 당과의 선거연대론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에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해야 한다. 대아를 위해 소아를 내려놓으면 통합의 길이 있다”고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