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訪日… 24일 아베 면담
“(한일 관계)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한 발짝이라도 개선되면 다행이다.”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차 22일 일본을 방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양국 입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신중함과 기대감이 섞인 말이다.
이 총리는 22일 오후 1시 일본 도쿄 왕궁 내 영빈관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시작으로 사흘 일정을 시작한다. 이 총리는 24일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포함해 일본 정·재계와 접촉하는 등 13개에 달하는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이어간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24일 예정된 아베 총리와의 ‘10분+알파(α)’ 면담이다. 짧은 면담 시간이지만 아베 총리와 개인적 인연이 있고 일본어에 능통한 이 총리에겐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관측도 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다음 달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전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해제 등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아베 총리는 잔칫날을 맞아 25일까지 50개국 이상 대표와 회담을 하는 만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총리가 한일 간 대화 재개의 모멘텀만 마련해도 소기의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일 정상 차원의 회동이 가능하려면 일본의 전향적 태도,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며 “그 성과를 만들어내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선 “우리가 (‘1+1안’을) 제안한 건 협의 시작 단계로서 제안한 것이다. 일본이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우리가 제안한 이 안을 포함해 다양한 안에 대해서 협의를 하고 있다”고 여지를 뒀다. 강 장관은 또 “통상 친서 초안은 외교부가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한다”며 “(이번에도) 초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신나리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