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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65만 원 지원… 미세먼지 적은 LPG 트럭 “반응 좋네”

입력 | 2019-10-22 03:00:00

“미세먼지 줄이고 지원금도 받자”… 한 달 만에 2000건 지원신청 인기
미세먼지 배출량 93분의 1에 불과




최근 노후 경유차 교체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1t짜리 LPG 화물차. 대한LPG협회 제공

늦가을이 되면 경유차 운전자들은 유난히 신경이 쓰인다. 미세먼지 탓이다. 수도권의 초미세먼지(PM2.5) 배출 요인 중에서 1위(26%)가 바로 경유차다.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은 전체 차량이 내뿜는 양의 90.2%를 차지한다. 하지만 푸드트럭이나 택배 등 생업을 위해 화물용 경유차를 운전해야 하는 사람들은 차량을 바꾸기도 어렵다. 이런 영세 사업자를 위해 시작한 것이 환경부의 ‘액화석유가스(LPG) 화물차 신차 구입 지원 사업’이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고 그 대신 LPG 화물차(1t)로 교체하는 사업이 시작됐다. 차주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하면 조기폐차지원금 최대 165만 원과 LPG 화물차 구입 보조금 400만 원(국비와 지방비 각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올해 950대를 교체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하지만 시작 한 달 만에 무려 2000건이 넘게 접수됐다. 환경부는 저소득층·장애인 등을 먼저 지원대상에 선정했다. 3월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1호차 전달식이 열렸다. 다행히 추가경정예산 확보에 성공해 9월부터 4050대를 추가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각 지자체에서 공고를 내고 접수 중인데 이미 절반 이상이 완료된 상태다.

업계에선 LPG 1t 화물차 전환 수요가 빠르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LPG 화물차의 특징을 감안할 때 사실상 경유 화물차를 대체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LPG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경유차의 93분의 1에 불과하다. 또 경유 화물차는 도심에서 저속 주행이나 정차 후 공회전이 많아 보행자들이 직접 배기가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가격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LPG 화물차 가격은 1500만∼1600만 원 선이다. 연료 특성상 경유 화물차에 비해 기본적으로 300만 원가량 저렴하다. 정부의 보조금까지 더하면 700만 원 정도 싸다. 게다가 올해 3월 ‘수도권 등 대기관리권역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통과로 2023년부터 1t 경유 화물차는 택배차량으로 등록이 아예 불가능한 점도 상대적으로 LPG 화물차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LPG협회가 LPG 화물차를 구입한 소비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료소비효율과 유지비 등의 강점 덕분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3%에 달했다. 다만 “LPG 화물차는 수동변속기인데, 자동변속기 형태로 나오면 더 편리할 것”이란 아쉬움도 있었다. 대한LPG협회는 “자동차 제작사가 LPG 화물차의 기술 개발 및 품질 개선 등에 더욱 신경 써주면 저공해차 보급 확대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LPG 화물차 전환이 단기간에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형 경유 화물차는 도심에서 대기오염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화물차 배기가스에 노출돼 건강 위해도도 높다”며 “LPG 화물차 전환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