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밀리언셀러 ‘책 먹는 여우’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어린이책 ‘책 먹는 여우’에 대해 “책을 너무 좋아해서 먹어치운다는 설정이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란치스카 비어만 제공
이 책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특히 한국에서 빅 히트를 쳤다. 지난해 교보문고가 꼽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읽은 어린이 책’ 3위에 올랐다. 최근 ‘책 먹는 여우’ 4계절 편을 준비 중인 프란치스카 비어만(49)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18일 만났다. 그는 “책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돼 신기할 따름이다. 이제는 한국 친구들이 알려준 깻잎을 즐겨 먹고 김치도 담그게 됐다”고 했다.
― 이야기의 모티브는 어디서 얻었나.
― 한국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한국을 두 번 방문해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했다. 한국의 부모들은 교육열이 높고 아이들은 그것에 억눌려 있는 것 같았다. 책에 대한 열정을 좇다가 성공했다는 여우의 이야기가 덜 강제적으로 느껴져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 이 책을 ‘독서 교육’과 연결짓기도 한다.
“독일에서는 청소년기까지 부모가 책을 읽어준다. 유아기에는 잠자기 전 부모가 동화를 읽어주다가 글을 깨친 뒤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한다. 여러 대목을 번갈아가며 읽기도 하고 캐릭터에 대한 담소도 나눈다. 지난 휴가 때 18세, 12세 아이들과 소설 ‘네버엔딩 스토리’를 봤다. 모험 소설을 주로 읽는다.”
“한국보다는 덜하겠지만 독일에도 입시 부담이 있다. 그래도 꾸준히 책을 읽는다. 권장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쓰는 과목 덕분이다. 읽기를 제도화한 장치인 셈이다.”
― 도서전에서 독일이 독서 강국임을 느꼈다. 책 관련 행사를 토크쇼처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촘촘한 독서 지원 제도가 빛을 발한 것 같다. 예컨대 동화 작가가 학교를 방문해 낭독 행사를 열면 지원금을 준다. 작가와 직접 책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은 훨씬 흥미를 보인다. 한 달에 1, 2회 초등학교에서 낭독회 행사를 한다.”
― 분홍색 브로치가 인상 깊다.
프랑크푸르트=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