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뉴시스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에게 뇌물과 성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부인 송 모 씨는 동영상 속 여성을 회유하거나 협박한 적이 없다며 “내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22일 김 전 차관의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송 씨는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송 씨는 동영상 속 여성이라고 밝히며 성폭행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A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겁을 준 사실은 없다고 증언했다.
송 씨는 “어떻게든 A씨를 도와주고 싶었는데 제가 왜 그 여성을 회유해야 하나. 내 입장에서는 내가 피해자인데 회유나 협박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윤중천에 대해 아느냐”는 변호인에 질문에는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송 씨는 “TV에 나온 걸 보고 윤 씨를 알았다. 식사를 같이 한 적은 없고 엉뚱한 얘기를 많이 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날 송 씨는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송 씨는 “저랑 남편은 어린애처럼 돈을 모른다”며 “남편이 지갑을 안 가지고 다녀 양복 주머니에 돈을 넣어줄 정도다. 있으면 남한테 퍼주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이모 명의 계좌로 김 전 차관이 뇌물 1억5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모의 계좌번호조차 모른다”며 전면 반박했다. 이어 “압구정 소재 은행에 이모 명의로 된 대여금고도 저희 부부가 사용한 것이 아니다. 금고 안에 들어 있던 1억5000만 원도 제 돈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 씨와 사업가 최 모 씨에게 총 1억8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성접대 등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이달 29일 9차 공판을 열어 김 전 차관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재판을 종결할 예정이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