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수비수 박혜진 앞에서 펑펑… 주전가드 공백 못 느끼게 대활약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우리은행의 국가대표 가드 박혜진(29)의 상대로 프로 3년차 식스맨 이주연(21·사진)을 깜짝 선발로 기용했다. 활동량이 많은 이주연이 수비에서 에이스 박혜진을 최대한 막아주기를 기대해서였다. 전반에 박혜진을 2점으로 봉쇄했던 이주연은 후반 체력이 떨어지며 박혜진에게 3, 4쿼터에만 19점을 내줬다. 본인은 36분 41초를 뛰는 동안 5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1차전을 81-90으로 내줬던 삼성생명은 2, 3차전을 내리 이기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1차전 실패의 기억은 오랫동안 이주연을 괴롭혔다. 부진했던 1차전 영상을 보고 또 봤다. 그는 “(박)혜진 언니를 어떻게 막을지, 반대로 어떻게 뚫어야 할지를 연구했다. 훈련이 안 될 때마다 그 영상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2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시즌 개막전. 다시 한 번 박혜진과 맞선 이주연은 39분 5초를 뛰며 14점, 2리바운드, 2도움으로 68-62 승리의 주역이 됐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이기도 한 박혜진을 상대로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카이저와 배혜윤의 스크린을 받아 더블 클러치, 플로터 등 화려한 개인기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지난 정규리그에서 우리은행에 2승 5패로 뒤졌던 삼성생명은 새 시즌 첫 경기에서 ‘우리은행 공포증’을 극복했다. 주전 가드 박하나가 무릎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얻은 승리라 더욱 값졌다. 김은혜 해설위원은 “이주연은 고교 때부터 뛰어난 공격력으로 잘 알려진 선수다. 박하나의 공백을 확실히 메운 만큼 앞으로 공격 쪽에서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