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하원서 브렉시트 이행법 입법 중단돼 英총리실 "존슨, 추가 연기는 소모적 입장 변화 없어" 투스크 "노딜 안된다"...추가 연기 허용 가능성 시사
유럽연합(EU)은 22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행법 입법이 중단되자 영국 정부에 다음 계획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미나 안드리바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 집행위는 오늘밤 결과에 주목해 왔다”며 “영국 정부가 다음 조치들을 우리에게 알려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드리바 대변인은 “EU 집행위원장(도날트 투스크)은 2020년 1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장해 달라는 영국의 요청을 정상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트위터에서 “탈퇴 협정 제정에 필요한 법안이 하원에서 확실한 과반 찬성을 받은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법안이 영국 하원 2차 독회를 통과했음을 지적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이제 우리는 입법 일정과 연장 필요성을 포함한 다음 조치들과 관련해 런던과 브뤼셀에서 있을 추가 전개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하원은 이날 정부의 ‘탈퇴 협정 법안’(WAB. Withdrawal Agreement Bill)에 대한 2차 독회에서 이 법의 전반적 취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표결을 실시해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하원은 이어 WAB를 사흘 내 하원에서 통과시킨다는 내용의 의사일정 계획안에 대해서도 표결을 실시했지만 반대 322표, 찬성 308표로 부결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에 EU가 브렉시트 추가 연기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WAB의 입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신속처리가 거부되면 법안을 철회하고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원이 WAB를 지지해도 신속한 심의를 거부하면 이달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이행한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여전히 영국이 오는 31일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추가적인 브렉시트 연기는 ‘소모적’이라고 지적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이 대변인은 “의회의 조치에 따라 이제 EU가 지난 주말 전달된 의회의 요청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EU가 언제쯤 입장을 정할 지는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앞서 유럽의회에서 EU는 절대 ‘노딜’(합의 무산)을 택하지 않는다며 연기 허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EU 회원국 정상들과 방향을 논의 중이라며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U가 추가 연기를 허용할 경우 WAB 의회 처리를 위한 단기적 연장만을 고려할 수도, 영국의 조기 총선과 제2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고려해 3개월 이상의 장기적 연기를 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과 EU가 지난 17일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하자 이달 31일 영국이 국민투표를 치른지 3년반 만에 EU를 탈퇴하게 됐다는 기대가 고조됐지만 결국 영국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존슨 총리는 이에 의회의 강제에 따라 EU에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그는 두 번째 서한을 통해 자신은 연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슨 총리는 21일 합의안 재표결마저 무산되자 신속하게 이행법을 제정해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이행하겠다고 자신했지만 하원 거부로 결국 이 같은 계획은 좌절됐다.
【런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