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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돼지열병 상황, 국제기구 통해 간접 확인 노력”

입력 | 2019-10-23 11:51:00

"돼지열병 살처분 보상금, 발생 한달전 평균가로 조정 고민중"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북한에게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현황을 보고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는 여전히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 확인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30일 OIE에 공식 발병을 알린 이래 여태까지 진행 상황을 발표한 바가 없다.

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ASF 정례브리핑을 통해 “세계식량기구(FAO)나 OIE쪽에 저희 직원들이 파견을 나가 있어 이들을 통해 북한 내 정보를 확인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OIE는 유네스코에 근무하는 북측 관계자를 통해 최근의 ASF 발생상황에 대해 정보 요구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접경지역에서 잇따라 ASF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도 북한측의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지적이 내내 제기돼왔지만 여전히 ‘깜깜이’인 상황이다.

현재까지 ASF는 지난 9일 경기 연천군 양돈농장(14차 발생)을 끝으로 2주째 추가 확진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는 계속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어 우려는 여전하다.

농식품부는 22일까지 파주·김포·연천과 강원 남방한계선 10㎞ 이내 지역에 대해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지역의 경우 수매 신청 대상인 30개 농장(사육 두수 7만1970마리) 중 여태까지 신청한 농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오 국장은 “철원 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5건 나온 상황임을 고려해 조속히 (신청) 희망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2일부터 48시간 동안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민·관·군 합동으로 2차 멧돼지 포획을 실시, 현재까지 72마리를 포획했다. 전국적으로는 535마리를 잡았다. 올해들어 잡힌 멧돼지는 총 5만5576마리다.

농식품부는 또 일선 농가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방역수칙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한돈농가와 축협 조합원, 한돈협회 소속회원을 대상으로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멧돼지 등 포유동물 출입차단, 매개 우려동물 차단 및 제거, 사람을 통한 전파 차단 등 내용을 홍보한다.

한편 농식품부는 ASF관련 살처분 보상금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살처분이 이뤄진 당일 시세로 보상금이 지급되는 현행 체계를 두고 농가의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ASF 발생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어서다.

오 국장은 “(보상금 지급) 기준을 바꾸려면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경우 발생 한 달 전 평균가격으로 하도록 돼 있는데 ASF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당 3054원에서 거래됐다. 한달 전과 비교해 36.3%나 급락한 가격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21.9% 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가격이 내려갈수록 살처분 대상에 오른 농가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구제역·AI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거나 살처분 보상금 하한선을 마련하는 식으로 가격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