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즈베즈다戰 2골 ‘새 역사 눈앞’
손흥민이 23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전반 44분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손흥민은 23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B조 3차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안방경기에서 2골을 기록해 5-0 대승을 주도했다. 손흥민은 18세 때인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10시즌 만에 121골을 기록해 차 전 감독이 1989년 세운 한국인 유럽 최다 골과 타이를 이뤘다. 2019∼2020시즌이 개막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다음 경기부터 터뜨리는 골은 새 역사가 된다.
이날 전반 16분과 44분에 각각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후반 18분에도 위협적인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공이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아쉽게 해트트릭은 기록하지 못해 대기록을 세울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손흥민은 28일 오전 1시 30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위 팀인 리버풀과의 10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최다 골 신기록에 도전한다.
외신들은 이날 손흥민의 경기력을 극찬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손흥민을 최우수선수(MOM)로 선정하면서 “손흥민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고 토트넘 경기력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런던 역시 “경기 초반부터 활기가 넘친 손흥민은 토트넘 대승의 원동력이었다”고 칭찬했다. 풋볼런던과 스카이스포츠 등 영국 주요 스포츠매체는 이날 손흥민의 활약에 대해 팀 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줬다.
이제 관심은 손흥민이 얼마나 더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차 전 감독은 비교적 늦은 26세인 1979년 독일로 이적해 딱 10년 동안 선수생활을 했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며 “엄청나게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전성기는 향후 몇 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부상 등 변수가 없이 차 전 감독이 은퇴한 36세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훨씬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한 시즌 평균 13.2골을 기록하고 있어 단순 계산으로 36세가 되는 2027∼2028시즌까지 105골을 더 넣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 손웅정 씨(56) 밑에서 어릴 때부터 철저한 ‘개인훈련’을 받은 손흥민은 17세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 동북고 1학년이던 2008년 대한축구협회 우수선수로 뽑혀 독일로 유학을 떠난 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 1군에 합류했다.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20골을 넣은 뒤 레버쿠젠으로 옮겨 2시즌 동안 29골을 더 기록했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첫 시즌을 빼고 매년 20골 안팎의 득점을 하며 역사를 써왔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런던=허유미 스포츠동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