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성폭행 인정 못해”… 경찰, 24일 구속영장 신청 방침
여비서 성추행과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2시 반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뉴스1
서울 수서경찰서는 23일 오전 2시 반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공항에서 체포한 뒤 경찰서로 데려가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3일 오전 10시경부터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약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는데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새벽 공항에서도 취재진에게 “제 사건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밝히겠다.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석 요구를 여러 차례 거부하면서 미국에 장기간 거주해 왔던 만큼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며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24일 오전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병 치료를 이유로 건너간 미국에 머물며 경찰의 출석 요구를 여러 차례 거부해 왔다. 여권이 무효화된 김 전 회장은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의해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2017년 9월 고소를 당했고, 자신의 별장에서 일하던 여성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월에도 고소를 당했다. 가사도우미 A 씨는 김 전 회장과 주고받은 대화 녹음 파일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지난해 5월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