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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하은이 숨지게 해 시신유기, 친부에 5년刑 구형

입력 | 2019-10-24 03:00:00

檢, 친모에겐 징역3년 선고 요청




“피고인을 처벌해야만 생후 2개월 만에 죽은 아기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23일 서울남부지법 306호 법정. 검사가 이렇게 말하면서 김모 씨(42)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김 씨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김 씨는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 하은이(가명)가 사흘 넘게 고열에 시달리는데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올해 1월부터 1심 재판을 받아 왔다.

23일 검찰은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하은이의 어머니 조모 씨(40)에 대해서는 법정 최저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씨가 뒤늦게나마 딸의 죽음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 점을 양형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 씨는 2017년 3월 경찰서를 찾아 “딸이 7년 전에 숨졌다”고 자백했다. 이 같은 조 씨의 진술이 있기 전까지는 이웃도 경찰도 하은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하은이는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였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날 법정에서 “조 씨가 하은이를 버린 뒤 내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 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선고공판은 11월 22일 열린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