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어제 새벽 구속됐다. 정 교수는 표창장 인턴증명서 위조 같은 입시비리 혐의와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정 교수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제출했음에도 그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면서 대학에서 PC를 반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에 항의하거나 지지를 보내는 검찰청사 앞 시위에 이어 정 교수의 영장실질심사 때는 법원 앞에서 영장 기각을 외치는 집회와 영장 발부를 외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려 법원을 압박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앞서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 씨의 구속영장이 명재권 판사에 의해 기각됐을 때는 조국 구속을 외치는 측에서 반발이 컸다. 이번에 정 교수의 구속영장이 송경호 판사에 의해 발부되자 조국 수호를 외치는 측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어느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
영장이 기각됐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영장이 발부됐다고 다 유죄인 것도 아니다. 영장을 발부하라고 혹은 영장을 기각하라고 법원 문턱 앞에서 시위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당한 압박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직접민주주의도 뭐도 아니다. 대법원장이 나서서 자제를 당부해야 할, 사법부에 대한 위협이다.
정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은 남편 조 전 장관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때의 일이라 ‘권력형 비리’로 연결될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교수 재직 시 딸 인턴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조 전 장관을 조사해 남은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조 전 장관 수사까지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고 가능한 한 신속히 끝내는 것이 조국 사태를 둘러싼 국론 분열을 그나마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