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의 치매 증상 완화제 ‘엑셀론’ 패치.
패치형 치료제는 하루에 한 번 피부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약효가 최대 수십 시간 지속되는 게 장점이다. 양승윤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 교수는 “주사처럼 매번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고, 먹는 약처럼 위장이나 간에서 대사를 할 필요가 없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며 “부작용이 나타나면 즉시 뗄 수 있어 안전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치형 치료제의 단점도 있다. 패치의 약물이 피부에 흡수되는 비율은 10%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다. 피부 표면에는 수십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두께의 각질층이 존재하는데, 마치 벽돌 사이에 시멘트가 채워져 있는 것처럼 죽은 세포 사이에 지질이 채워져 외부 물질이 피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 이 때문에 기존에는 분자 크기가 작고, 피부 장벽의 지질을 통과할 수 있도록 기름과 잘 섞이는 성질을 가진 약물만 주로 패치형으로 개발됐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패치 개발 경쟁이 뜨겁다.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기존 약들은 대부분 먹는 약인데, 치매 환자들은 복용 시간과 횟수를 제때 지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알약을 제대로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2007년 노바티스에서 ‘엑셀론 패치’(성분명 리바스티그민·사진)를 처음 출시했고,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이 엑셀론의 제네릭(원드론 패치)을 출시했다. 보령제약과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성분명 도네페질)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치매 증상 완화용 패치는 기존 먹는 약과 효과는 비슷하지만, 구토나 염증 등 부작용이 적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