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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에서도 유혈 시위…노벨상 에티오피아 총리 퇴진 위기

입력 | 2019-10-25 16:14:00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의 유혈 분쟁을 종식시킨 공으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된 아비 아흐메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가 정작 자국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다고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최소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반발은 점점 거세지는 상황이다.

아비 총리는 수십년 간 계속된 에티오피아의 권위주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정치 개혁을 주도한 것으로 국제적 찬사를 받았다. 아비 총리는 이전 정부에 반기를 들어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후 망명해 있던 언론인 자와르 모하메드와 다른 야당 인사들도 지난해 다시 에티오피아로 불러왔다.

하지만 돌연 아비 총리는 지난 22일 “에티오피아 여권이 없는 언론 소유주들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며 “우리는 인내하려 했지만 우리의 평화와 에티오피아의 존립을 해친다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비 총리는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 경고가 미국 여권을 가진 자와르를 겨냥한 것이라고 여긴다. 자와르는 이전 에티오피아 정부를 끌어내린 수개월간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자와르는 아비 총리가 발표한 날 밤 경찰이 자신의 집에 갑자기 찾아와 자신의 경호원들에게 떠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호를 먼저 제거한 다음 내 집에 쳐들어와 경쟁 집단을 고발하려는 음모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와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를 알리자 바로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그의 집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다운(내려와라)! 아비!”를 외치며 아비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시위는 특히 자와르의 지지자가 많이 살고 있는 오로미아주(州) 전반에서 일어났다. 오로미아주 서쪽 도시 암보의 한 주민은 시위대가 자와르의 요구에 따라 도로 봉쇄를 풀고 해산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23일 하루에만 6명 이상이 사망했고, 24일 지방 도시 아다마의 현지 관리는 사망자가 수십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엠네스티 관계자는 지금까지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자와르는 아비 총리에 대해 “우리는 우호적인 관계지만 차이점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비판하는 것”이라며 “내 안전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라며 정부 경호를 받도록 나를 설득시킨 건 그인데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연방경찰 당국은 자와르에 대해 그 어떤 정부조치나 경찰력이 취해진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에티오피아 안보 상황 개선으로 인해 일부 사람들에 대한 경호조치가 해제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자와르를 따르는 한 젊은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에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정부가 왜 자와르에게 이런 짓을 했는지 말할 때까지 여기에 머무를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와르가 지나치게 민족중심적이며 기회주의자라고 본다. 한 야당 인사는 자와르에 대해 “그는 에티오피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인물”이라며 “그는 책임있게 행동하지 않고 정치권을 원맨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