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알렉스 비어드 지음·신동숙 옮김/560쪽·1만7800원·아날로그
저자는 미국과 유럽과 아시아 곳곳의 신개념 교육기관을 찾아다니며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한다.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며 공부하는 미국 새너제이의 페르자 초등학교,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성취를 독려하는 영국 킹 솔로몬 아카데미, 프랑스의 정보기술(IT) 인재 전문교육기관 에콜42, 학생들의 협력을 강조하는 미국 케임브리지의 와일드 로즈 몬테소리 등을 돌아본다. 각 학교의 철학에 밑받침이 되는 근거와 이론들도 꼼꼼히 점검한다.
책 후반부에서 저자는 교사의 역할을 강조한다. 20세기 후반 정보통신의 혁명은 교육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도구에 불과했다. 100년 전 에디슨도 ‘활동사진은 교육 체계를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1세기에는 ‘1만 시간 법칙’이 강조됐지만 창의 없는 1만 시간은 앞선 1%를 쫓아가는 99%만 양산했다. 1만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흥미와 관심이 선행돼야 한다. 여기에 교사의 중요성이 있다. 교사가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파주에 있는 한 교육 네트워크에서 미래의 비전을 본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핀란드나 미국의 여러 학교처럼 자발적으로 문제의 해답을 모색한다.
그런 이상은 한국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저자가 발로 뛰어 찾아낸 세계의 특징 있는 학교들은 저마다의 창의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기존의 한계 내에서 이뤄진 자율형 교육마저 다시 획일화하려는 바람이 불고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