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총리들의 대망론 살펴보니
1948년 건국 이래 대한민국에는 41명의 국무총리가 나왔다. 많은 국무총리가 대권을 꿈꾸거나 도전했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 최규하 전 총리가 10·26사태로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적이 있었을 뿐 아직까지 국민의 선택으로 ‘국정의 책임자’가 된 전직 총리는 없다.
박근혜 정부 총리였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대권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명박 정부 정운찬, 노무현 정부 고건, 김대중 정부 김종필, 김영삼 정부 이회창 전 총리도 한때 대선을 준비했거나 실제로 뛰어들었다.
고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고 전 총리는 2007년 1월 17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기까지 유력 대권 주자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여당 주류 세력의 끊임없는 견제로 스스로 대선 출마를 접었다.
정치권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역대 정권이 국무총리를 사고 수습 및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임명된 총리가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의 이영덕 전 총리는 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홍구 전 총리는 삼풍백화점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운찬 전 총리가 ‘세종시 총리’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며 주목받았지만 2010년 6월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전 총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1, 2위를 다투는 것은 이에 비해 확실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무총리가 유력 대권주자를 넘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정치적 산’이 많다. 대통령 당선에 가장 가까웠던 이회창 전 총리를 살펴보면 결국 소속 정당의 주류 세력과 얼마나 교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