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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창선]농촌과 청년이 만나는 장 ‘스마트팜 혁신밸리’

입력 | 2019-10-28 03:00:00


최근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저출산 및 고령화로 부산, 대구 등 광역시를 포함한 비수도권의 모든 ‘도’ 지역이 소멸주의 지역에 진입했으며, 전남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왜 수도권 지역으로 전국 인구의 절반이 집중될까. 청년이 도시 지역으로 이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회’의 문제이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회, 가족들이 우리 시대가 기대하는 교육과 문화생활, 복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 등의 차이가 이러한 현상을 만든다. 농촌으로 청년이 돌아오게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스마트팜(농업)은 이러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이며 초석이라 하겠다.

기존 농업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과 같은 정보통신기술이 융복합된 지능화된 미래 농업이 스마트팜이다. 이는 전통적인 농업구조를 변화시키는 신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농촌에 경제활동을 위한 새로운 직장과 직업이 만들어지고,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수출이 확대되며,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면 농촌은 기회의 땅으로 변화될 것이다. 다행히 지방소멸 대상 4개 지역들에 ‘스마트팜혁신밸리’가 구축된다. 기존 농촌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정보통신기술과 융복합된 신산업인 스마트농산업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혁신밸리의 중심 단어는 청년이다. 농촌과 청년이 만나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스마트팜은 청년에게 창농의 기회를 제공한다. 창농이 어려운 이유는 농사 기술 습득을 위한 장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며, 농업의 특성상 실전에 앞서 실습의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에 선도 농업인의 기술력을 따라가기는 상당히 어렵다. 스마트팜 기술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실습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농사 기술을 습득하는 시간을 줄여 줄 수 있다. 특히 혁신 밸리에서는 기존 농업인들이 청년을 위한 멘토로 활동한다. 농촌에 청년이 함께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존 농업인이 육성하는 청년 농업인은 농촌의 활력소가 될 것이며 세대간 상생모델이다.

또 스마트팜은 청년에게 창업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스마트팜을 위해서는 농자재 및 정보통신기술들이 필수적이며, 기존 또는 신규 스마트팜 기술 업체를 통해 전후방 관련 산업들이 활성화된다. 또 스마트팜은 창직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통적인 직업이 아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마트팜 운영 전문가, 농업 빅데이터 분석가, 스마트팜 재배 전문가 등이 그 예이며, 고용노동부에서는 새로운 미래 유망직업으로 ‘스마트팜 구축가’를 등록했다.

또 청년들이 단순한 전공 분야의 취업이 아닌 융합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섞이게 된다. 농업 전공자가 정보통신 업체에 취업하게 되며, 정보통신 전공자는 농업 분야에 취업하고 있다. 가령, 정보통신 관련 전공자들이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에 취업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스마트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에게 기존의 단순한 정착 지원이 아닌 새로운 보육체계가 제공돼야 한다. 청년창업인, 선도농가, 지역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농촌 상생 청년 보육이 필요하다. 다양한 청년 보육 정책이 효율적으로 연계된 농촌 진입 단계부터 육성 및 정착 단계까지 포함하는 책임 있는 교육체제가 필요하다.

미래 스마트팜 선도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 기술 교육뿐 아니라 기존 농업인 재교육을 포함하여 스마트팜 확산을 제고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스마트팜 보육플랫폼’이 필요하다.

이런 농촌을 상상해본다. 10년 후 농촌에는 특별한 융복합 농공산업단지가 만들어진다. 그곳에는 농업과 정보통신 관련 산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벤처타운이 있으며,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스마트팜 관련 혁신기관들이 있고, 국책연구소의 연구센터들에서는 국내외 전문 연구원들이 스마트팜 기술 연구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물론 수많은 청년들이 창농, 창업, 창직 및 취업의 기회를 갖고 모여 왁자지껄한다. 어린아이들은 그곳에서 뛰어놀며 자신들의 미래를 꿈꾼다.

신창선 국립순천대학교 교수·스마트팜사업 추진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