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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할의 효과’가 있으면 수술하세요

입력 | 2019-10-28 03:00:00

[관절염 치료, 이것만은 알아야]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얼마 전 우리 병원 정형외과 의사가 실수로 넘어져 쇄골이 부러진 적이 있다.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쇄골이 부러지면 수술하지 않고 팔자붕대 등으로 고정을 해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리며 치료한다. 하지만 그 의사는 수술을 택했다. 환자 진료도 해야 하고 수술도 집도해야 하기 때문에 쇄골 고정수술을 통해 수술 후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본인 스스로 수술을 결정한 것이다. 그는 수술 일주일 후부터 외래 진료를 시작해 간단한 수술을 집도했다.

명확하게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골절이나 인대손상은 수술에 대한 판단이 쉽지만 이처럼 수술을 해야 할지, 그냥 지켜볼지 애매할 때가 있다. 이때는 환자의 나이, 직업, 생활습관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하고 환자와 상의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마다 다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똑같은 골절이나 손상에 어떤 의사는 수술을 권하고, 어떤 의사는 수술을 권하지 않을 때가 있다. 수술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의사들은 많은 부분을 고려하기 때문에 환자의 희망사항과 다른 결론을 내놓기도 한다. 이때 수술을 권하면 과잉진료이고, 수술을 권하지 않으면 양심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꼭 맞는 것은 아니다. 수술 여부가 의사의 양심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대부분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합병증에 대한 부담으로 되도록 수술을 피하고 싶어 한다. 의사도 환자 입장이 되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인 중에 대학병원 교수로 몸담았던 분이 있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오래도록 척추관 협착증으로 힘들어하다가 결국 나사고정술이라는 수술을 받았다. 여러 치료를 받다가 허리뿐만 아니라 다리에까지 방사통이 심해 무척이나 괴로워했다. 웬만하면 수술을 받지 않으려고 했으나 예기치 않게 허리를 삐끗하면서 결국엔 수술을 택했다.

그동안 수많은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도 본인이 막상 수술을 받으려고 하니 수술에 대해 궁금한 점도 많고, 주저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수술 후 그동안 괴롭히던 통증이 사라지니 “좀 더 빨리 수술을 받았더라면…” 하고 털어놓았다.

수술을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 “수술을 꼭 해야 하느냐”고 묻는 환자들이 많다. 그때 나는 “수술로 얻는 게 8할 정도 된다면 비록 2할을 잃더라도 수술을 하라”고 권한다. 환자에게 부담이 아예 없는 수술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할의 효과가 있다면 수술을 선택하는 쪽이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