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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을 구할 때까지 조용히 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19-10-28 03:00:00


이달 초 미국 아이오와주를 방문해 연설하는 스웨덴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뉴욕포스트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스웨덴 출신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기억하시죠.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열정적인 연설을 한 이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툰베리는 요즘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환경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녀의 환경 메시지는 뜨거운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This is oil country. Shut up until you have solutions.”

캐나다 에드먼턴에는 툰베리의 얼굴을 그린 벽화가 있습니다. 툰베리의 캐나다 방문을 앞두고 누군가가 벽화에 시뻘건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놓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캐나다는 석유의 나라다. 해결책을 구할 때까지 입 닥쳐”라는 내용인데요.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세계 3위 수준인 캐나다는 원유 수출이 중요한 몫을 차지합니다.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캐나다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기도 하죠. 낙서의 의미는 툰베리가 캐나다의 이런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묘책도 없으면서 떠들지 말라는 것이죠.

△“Don’t have my sniper rifle.”

이달 초 툰베리가 미국 아이오와주를 방문했을 때 한바탕 난리가 났었는데요. 아이오와대 교수들은 그녀의 방문을 홍보하지 말자는 결의를 하는가 하면 한 고등학교 선생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서운 말을 남겼습니다. “저격소총은 없지만….” 툰베리를 쏠 총이 없어 안타깝다는 무서운 표현입니다. 해당 선생은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툰베리에 대한 반감이 미국의 시골 동네인 아이오와까지 퍼져 있는 줄 몰랐습니다.

△“She has the patriarchy p***ing their pants in fear.”

툰베리의 유엔 총회 연설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녀를 한껏 조롱했는데요. 사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기업가와 정치인들이 툰베리를 가리켜 “어른 탓만 한다” “세상의 종말을 부추기고 있다” 등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자 스웨덴의 국보라는 그룹 ‘아바’가 그녀를 변호하고 나섰습니다. 아바 멤버 중 한 명인 비에른 울바에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부장제에 익숙한 사람들이 무서워서 바지에 오줌을 쌀 만큼 툰베리의 메시지는 강력하다.” ‘P***ing’은 ‘pissing’을 말합니다. 비속어니까 이런 식으로 처리한 것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