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오랫동안 중장년층에게 친근했던 복권이라는 표현은 최근엔 시들하다. 주택복권은 없어진 지 오래고 연금복권이 있지만 당첨 금액이 큰 로또에 밀리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검색도 로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로또에 비하면 복권 검색률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복권은 서민들에게 즐거운 꿈을 일주일간 선사하는 친근한 벗이면서도 또 일확천금의 유일한 기회로 비치면서 일부에게는 중독 위험의 ‘마약’이 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로또나 복권이 포함된 문서에서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양쪽의 인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복권을 구매하지만, 사뭇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연관어들을 살펴보면 분석, 예상, 확률, 후기, 카페 등의 단어들이 상위권에 들어 있다. 과거 당첨 번호들을 분석하고, 앞으로 당첨될 번호들을 예상하고, 나름대로 확률도 계산하고, 당첨된 사람들의 후기도 공유하고, 인터넷 카페에서 로또 관련 정보도 나누는 일이 매우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명당도 많이 나오는데, 고액 당첨자를 낸 판매점을 직접 찾아가려는 사람들도 제법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로또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일은 인생 한탕주의로 흐를 수 있고,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복권에 대해 사행산업으로 사람들의 건전한 삶을 위협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국가가 복권사업을 관장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복권에 대해 과도한 집착 단계까지는 가지 않은 것 같다. 로또 구입 시 구입자의 91%는 1만 원 이하로만 소비하고 있다. 복권에 대한 생각도 가벼운 편이다. ‘당첨되지 않아도 좋다’에 대한 공감도가 76.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복권이 있어서 좋다’는 데 대해서는 69.2%, ‘삶의 재미를 준다’는 데 대해서는 68.8%가 공감을 표했다(2018 복권인식조사).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