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이후 처음 對美 압박 나서… “시간 끌다 연말 넘기려는 건 망상” 美 B-52폭격기 2대 25일 동해 비행
김영철은 이날 아태평화위원장 담화를 내고 “미국이 (북-미 정상 간)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해(올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미 군부 호전세력들은 우리를 겨냥한 핵 타격 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영철이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아태평화위원장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게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백마 등정 보도에서 웅대한 작전을 예고한 이후 10여 일 동안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23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24일) △금강산 철거 통지문(25일)에 이어 김영철 담화까지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핵을 포함한 대규모 융단폭격이 가능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 전략자산 중 하나인 전략폭격기 B-52 두 대가 25일 괌에서 출격해 KC-135 공중급유기 3대의 지원을 받으며 한반도와 일본 사이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 공역을 비행했다고 해외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이 밝혔다. B-52가 지난해 9월 이후 공개적으로 북한에 가장 근접 비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은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경우 위성 발사라 주장하며 ICBM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