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가장 두려워하는 美전략자산… ‘추가도발 말라’ 北에 경고 메시지 ‘러 KADIZ 진입’ 무력시위 분석도
B-52는 이날 동해에서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근접한 외곽에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52는 최근에도 항법 연습 등을 목적으로 한 비행은 자주 해왔다. 주로 비공개여서 비행 경로를 알 순 없지만 앞서 공개됐던 경로는 25일과는 많이 달랐다. 3월에는 일본 오른쪽 해상으로, 5월엔 일본 홋카이도 일대 상공까지 비행했다. 이번처럼 우리 동해까지 전개된 건 미군이 직접 공개한 것 등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를 두고 연말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정한 뒤 추가 도발 징후를 보이는 북한에 경고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B-52는 미-러 간 핵무기 감축 협정에 따라 핵무기 탑재가 불가능하도록 개량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핵탑재순항미사일 등이 장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지휘부가 숨은 지하 벙커 등을 초토화할 수 있는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포함해 최대 31t에 달하는 무기를 장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력 중 하나다.
러시아를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22일 러시아 군용기가 KADIZ에 무단 진입한 사건이 발생하자 미 국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추가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52를 동해를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과 가까운 곳까지 북상하게 한 건 KADIZ로의 추가 진입 시도를 막기 위한 무력시위였다는 분석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