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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무책임하게 구경만” 간부들 공개질책

입력 | 2019-10-28 03:00:00

작년 8월 찾은 의료기구공장 시찰… “당 중앙위 일꾼들 손발 못 맞춰”
금강산 이어 강도높은 ‘군기잡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아 “어째서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요해(파악)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 있는가”라며 질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지난해 8월에도 김 위원장은 이곳을 찾아 공장이 농기계 창고와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일군(일꾼)들이 (나와)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앞서 금강산관광지구를 찾아 “(남한에) 부지를 망탕 떼어줬다”며 당 중앙위 관계자들을 공개 질책한 데 이어 강력한 내부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건하고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 지도했다”면서 공장의 개건·현대화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의 면모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일부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세부적으로 보면 일부 결함들도 있다. 건축 시공을 설계와 공법의 요구대로 질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에도 이곳을 찾아 공장이 ‘마구간’을 방불케 한다며 질책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도 당 중앙위 간부들을 향해 “(마감 공사 관련) 대책을 세워야했는데 가만히 앉아 구경이나 했다” “내가 현지에 나와 직접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끔 일들을 무책임하게 하고 앉아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백마 등정을 통해 16일 웅대한 작전을 예고한 이후 최근 대남,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이는 한편 대내적으론 내부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금강산지구를 찾아서는 대남 불만을 쏟아내는 동시에 당 중앙위 해당 부서에 관리 책임을 엄격하게 묻기도 했다. 결국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을 경우 북한은 자력갱생에 다걸기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사전에 내부 단속과 독려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