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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직격탄’ 퇴직연금 1% 수익률 더 떨어졌다

입력 | 2019-10-28 06:49:00

© News1 DB


저금리 기조 여파로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1%대에 그치고 있다. 안전자산인 예·적금 등 저금리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약 90%에 달해 수익률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 2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수익률 개선 및 수수료 감면 방안을 발표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28일 은행엽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의 퇴직연금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개인형IRP 상품 1년 수익률이 모두 1%대를 기록했다.

DC형 수익률은 연 1.50~1.80%로 6월말 기준 연 1.59%~1.83%보다 3~9bp(1bp=0.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개인형IRP 수익률도 연 1.29~1.99%에서 연 1.14~1.85%로 14~15bp 하락했다. 다만 DB형 수익률은 9월말 기준 연 1.55~1.68%로 6월말 기준 연 1.50~1.62%보다 5~6bp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 등의 개선안이 발표됐지만 안전자산에 대한 가입자들의 지나친 선호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저수익 구조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4월 신한금융지주를 필두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퇴직연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거나 마이너스 수익률에 대한 수수료 면제 등 퇴직연금 개선안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신한금융지주는 퇴직연금 사업 부문 격상, 매트릭스 체제 도입, 손실이 난 퇴직연금 계좌에 대한 수수료 면제, 만 34세 이하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운용관리 수수료 최대 20% 감면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6월 기존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단으로 격상해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만 19세부터 34세 퇴직연금 가입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70% 면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퇴직연금부 산하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하고 프라이빗뱅킹(PB) 업무에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30여명의 상담원을 배치했다.

금융권의 퇴직연금 수수료율 인하 및 면제는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에서 비롯됐다. 금융사들은 통상 퇴직연금 상품당 약 0.5% 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낮은 수익률에도 수수료를 챙긴다는 지적에 따라 개편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금융권이 가입자 늘리기에만 치중하고 있고 정작 수익률 개선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개인형IRP 금액대별 계좌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개인형IRP 계좌 중 적립금이 1원도 들어있지 않은 소위 ‘깡통계좌’가 172만7980개로 전체 계좌의 45.8%를 차지했다.

특히 퇴직연금 편입 상품 중 예·적금 등 저금리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90%에 달해 최근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퇴직연금 수익률이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위가 지난 5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 옵션 제공과 기금형 퇴직연금의 선택적 도입 방안을 담은 개선안을 발표했으나 아직 입법이 이뤄지지 못했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한 투자·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춰 알아서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변수와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수수료 인하 및 면제만으로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며 “은행들도 장기적 안목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가입자도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