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881일…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출근길 소감 "그런 기록 붙은 건 분에 넘치는 영광" "2기 내각 방향은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 봐야" "삶 어려운 국민 고통, 제 고통 같아…더 착목해야" "文대통령, 방일 결과 듣고 '日과 계속 소통' 분부"
김지현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민주화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에 오른 소감으로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로서 총선 역할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거취는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당·청과) 조화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된 소감에 대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인데 특별히 소감이랄 건 없다”면서도 “그런 기록이 붙었다는 건 저에게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2017년 5월31일 취임해 이날로 ‘재임 881일’을 맞았다. 역대 국무총리 중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김황식 전 총리(880일)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어 “지표상 나아지고 있는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삶이 어려운 분들은 여전히 어렵다. 그런 국민들의 고통에 대해선 늘 저의 고통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 내각 운영 방향과 관련해선 “더 낮게,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며 “더 어려운 분들께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뜻이고, 거기에 더 착목을 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놓쳐서는 안 되는 게 더 멀리보고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 3가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지난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포함한 일본 방문 결과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으로는 “특별한 반응이라기보다는 조용히 들으셨고, 저에게는 일본과의 소통을 계속 해달라는 분부가 있었다”고 했다.
이 총리는 평소 문 대통령과 비공개로 자주 만나 소통하는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주례회동이 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정례 회동 외에도 만남을 갖는지에 대해선 “자주는 아니고 필요할 때는 단둘이 뵙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일본 방문에 수행한 기자단이 당 복귀 여부와 시점을 묻자 “나도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이 총리는 연말, 연초에 청와대·여당과 조율해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저의 거취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조화롭게 하겠다”며 여지를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