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의원.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28일 “좀비한테 물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도 분명히 있었다”면서 “(그러나) 제가 직접 겪은 (20대 국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고, 고민하고, 토론하고,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상대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조금 유치했다. 앞에서는 서로 얼굴을 붉히고 소리 지르고, (뒤에서는) 손잡고 하하거린다. 제 모습도 자꾸 그렇게 바뀌었다”라며 “가족회의를 7월부터 했고, 그러다 최근 (총선 불출마)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전했다.
표 의원은 20대 국회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느꼈던 결정적인 요소로 법제사법위원회를 꼽았다.
그는 “결정적인 건 최근 법사위에서의 상황이다. 극단적인 주장도 할 수 있고,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비난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절차를 너무 많이 어기시는 거다”라며 “또 법사위의 월권적 기능을 개혁하기로 여야 간 합의가 돼 있었는데, 개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계속 반복됐다”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국회의 현 상태에 대해 “합리적인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되는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당 차원의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이 거론한 ‘대표 책임론’과는 조금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물론 결과적으로 지도부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기는 하겠지만, 같이 져야 될 책임”이라며 “나중에 우리가 한 잘못은 분명히 인정해야 하고, 여기에 책임을 느끼는 분들은 각자 형태로 그 책임감을 행동으로 옮겨야 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불출마로 (행동에) 옮겼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불출마 선언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절대로 없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