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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서 동지로” 통신 1위 ‘SKT’·플랫폼 1위 ‘카카오’, 시너지는?

입력 | 2019-10-28 13:29:00

SKT-카카오, 지분 맞교환 및 전략적 파트너십
SKT 가입자 3124만명, 카카오 MAU 4417만명
미디어, 커머스, 인공지능 분야 시너지 확대 예상
"콘텐츠 제작 및 유통 차원, 경쟁력 있는 조합"




‘T맵’ vs ‘카카오내비’, ‘T맵 택시’ vs ‘카카오 택시’, ‘플로(FLO)’ vs ‘멜론’, RCS 메시지 vs ‘카카오톡’, ‘누구(NUGU)’ vs ‘카카오 i’

모빌리티와 음원은 물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전격 손을 잡았다. 하루 아침에 적에서 동지로 바뀐 것으로 향후 콘텐츠는 물론 미디어, 커머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8일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은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대립 구도를 보였던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손을 잡은 것은 ICT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IT 기업의 공세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업자들끼리 치고받는 경쟁을 넘어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통신사로 전통적인 통신 서비스를 넘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비통신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ICT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콘텐츠 영역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양사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의 사업 및 서비스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협력을 약속했다. 이례적으로 지분 교환을 수반하는 ‘혈맹’ 수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IT 혁신과 협력에 대한 구속력을 높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1위 무선 통신사업자의 3124만명의 가입자와 카카오의 4417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의 트래픽이 합쳐지면 다양한 사업 기반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K텔레콤은 5G 시대를 맞아 기존 통신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의 트래픽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경쟁하기보다는 같은 전략적 방향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콘텐츠 사업도 강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지상파 3사가 만든 푹(POOQ)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oksusu)’를 통합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를 출범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M의 드라마 제작 및 연예 매니지먼트 등이 결합될 경우 다양한 콘텐츠 제작 역량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드라마 및 영화의 트렌드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고, 카카오는 풍부한 지적재산권(IP) 보유, SKT는 가입자 기반 및 향후 5년간 3000억원의 컨텐츠 투자 계획까지 가지고 있어 경쟁력 있는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에서 다양한 웹툰 및 웹소설 지적재산권(IP)을 보유 중이고, 카카오M은 다양한 영상 및 음악 콘텐츠와 매니지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 외에도 외부 OTT로 공급 가능성이 높아지며 수익 창출 확대를 꾀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11번가와 카카오의 쇼핑 사업의 제휴를 통한 커머스 영향력 확대도 예상된다. SK텔레콤은 11번가의 AI기반 개인화 및 추천 등 쇼핑 경험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역시 11번가와 연계를 통해 개인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해 상품군 및 서비스 기반 확대를 노릴 수 있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금융 등 영역에서 기술 및 서비스간 협력도 주목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AI, 5G 등 광범위한 미래 ICT 분야에 걸쳐 빅데이터 및 기술을 공유할 전망”이라며 “양사의 협력은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기술 및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핀테크,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도 협력 여지가 많다”고 예상했다.

향후 양사는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과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해 사업 협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