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돼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2019.10.23/뉴스1 © News1
미국 워싱턴DC 인근에 27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일본 아사히신문과 TBS 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한인단체 ‘워싱턴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 소녀상은 추진위가 지난 2016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세우기 위해 한국에서 들여온 것이지만 그동안 일본계 단체 등의 반대로 설치 부지를 찾지 못해 창고에 보관해왔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최근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과 일본발(發) 수출규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점을 들어 “소녀상 설치가 양국 관계에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추진위 관계자는 이번 소녀상 설치에 대해 “비통한 역사를 전하기 위한 것이지 정치 상황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에 대한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에 무책임하다는 점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3)도 “일본 정부가 아직 내 앞에 진심어린 사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녀상 제막식엔 추진위 관계자 등 현지 교민들뿐만 아니라 저스틴 페어팩스 버지니아주 부지사 등 주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런 가운데 주미 일본 대사관은 이번 소녀상 설치에 대해 “일본의 입장 및 그동안의 대처와 상충되는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란 입장을 내놨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NHK에 따르면 주미 일본 대사관은 현지 지방자치단체들에 압력을 가해 위안부 소녀상이 미국 내 공공시설에 설치되는 것을 막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