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연구소 LAB2050 '국민기본소득제' 연구 2021~2028년 시점별로 월 30만~65만원 검토 기초연금~생계급여 수준…예산 187조~405조
별도 세금 신설 없이 비과세 정비 등 재정 구조조정만으로도 모든 국민에게 월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65만원까지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안은 소득 하위 88%인 연 4700만원 이하 모든 가구의 소득이 종전보다 높아지도록 설계됐다.
민간독립연구소 LAB2050은 이런 내용의 ‘국민기본소득제: 2021년부터 재정적으로 실현 가능한 모델 제안’ 연구 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국민기본소득제는 아동, 노인을 포함한 모든 개인에게 월 30만~65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번 연구에선 2021년(월 30만원·40만원), 2023년(35만원·45만원), 2028년(50만원·65만원) 등 시점별로 2개 방안씩 총 6개 모델이 제시됐다.
개인 기준 연소득 4700만원을 기준선으로 그 이하 개인들은 세액공제 및 감면제가 없어지더라도 기존보다 소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설계됐다. 4700만원은 소득자 상위 28%선으로 국민 전체 상위 12%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가구원 수에 따라 총 가구소득이 9400만원(2인 가구), 1억4100만원(3인 가구), 1억8800만원(4인 가구)을 넘지 않는다면 기존보다 총소득이 늘어난다.
재원은 기존 소득세의 누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소득·세액 공제를 대부분 폐지해 마련하도록 했다. 해당 연도별로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인구특별추계에 따라 인구수를 추산해 보면 필요한 예산은 최소 187조원에서 최대 405조원 정도다.
시나리오별 주요 재원 마련 방안은 소득세제 중 비과세·감면 정비, 탈루 및 비과세 소득에 대한 적극 과세, 기본소득으로 대체되는 일부 복지 정책 폐지 및 축소, 재정 구조조정, 유휴 및 신규 재원 활용 등이다.
재원을 마련하는 원칙은 ▲기존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는 국민기본소득제로 인해 손해를 입지 않는다 ▲핵심 재원을 기존의 소득에서 찾되 로봇세, 환경세 등 세금 제도를 신설하지 않는다 ▲세금 제도의 누진성을 강화한다 ▲기본소득 지급액을 과세소득에 포함시켜 국민 모두가 세금을 내도록 한다 ▲4대 사회보험과 관련된 재정·기금 등을 활용하지 않는다 ▲개인 연소득 4700만원 이하 소득계층은 소득이 늘어나도록 한다 등 6가지다.
연구진은 이처럼 국민기본소득제를 시행하면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율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함) 측정 결과, 국민기본소득제를 도입한 경우 현행보다 크게는 34%(월 65만원안)까지 지니계수가 낮아졌다. 액수가 높아질수록, 소득세율 하락폭이 작을수록 지니계수는 낮아졌다.
현행 제도에서 15.3%인 상대적 빈곤율은 2021년 30만원 기본소득 제공 시 14.7%로, 2028년 65만원을 지급하면 12.6%로 낮아졌다. 빈곤갭 지수도 현재 5.06%인 것이 월 30만원 지급 모델에서 2.16%로, 월 65만원 모델에서는 1.87%로 크게 떨어졌다.
공동연구자인 이원재 LAB2050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소득 불평등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그 결과로 지위 경쟁과 갈등 심화, 가계소비 부진, 전통적 가족 부양 시스템 약화 등이 나타나면서 사회 역동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기본소득제와 같이 분배 체계의 큰 틀을 바꾸는 제도를 도입해 개인에게 자유와 안정성을 제공하는 복지국가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