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입부터 영어시험 토플 등 민간시험으로 대체 "키는 곧 출신가정 재력 의미" 비판 제기
내년도 일본 대학입시제도에 도입되는 영어시험을 둘러싸고 일본의 교육정책 수장인 문부과학상이 학생들의 빈부격차가 입시에 반영되는 것을 당연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파문이 일자 급히 사과했다.
2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지난 24일 BS후지 방송 프로그램에서 새 영어 시험에서 경제적, 지리적 조건이 불공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자신의 키높이에 맞춰 승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하기우다 문부상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지방의 가난뱅이는 분수를 알라는 말이냐”며 반발이 잇따랐으며,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기우다 문부상은 방송에서 사회자가 ‘경제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혜택 받은 학생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렇게 말한다면 ‘입시학원에 다니고 있는 사람은 다 교활하다’는 말과 다름없다”며 “부잣집 자녀가 여러 번 시험을 치러 워밍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 시험은 자신의 키 높이에 맞춰 2번을 선택해 승부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자신의 의지로 한 두 번 고향에서 나와 시험을 보는 긴장감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하기우다의 발언에 대해 주쿄(中京)대학 오우치 히라카즈 교육학과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하기우다의 발언은 경제적 격차에 의한 교육 격차를 허용하는 발언”이라며 “하기우다가 말한 ‘키’란 본인의 노력이 아닌 출신 가정의 재력을 의미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기회 균등을 규정한 교육기본법에도 어긋나는 문제의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지난 26일 하기우다의 발언에 대해 “문부과학상으로서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에다노 대표는 또 “교육의 기회를 얼마나 균등하게 만드느냐가 정치의 역할인데, 이를 포기했다”,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