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로 예정됐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사실상 한 번 더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 회원국은 브렉시트를 3개월 뒤로 연장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브렉시트은 이미 두 차례나 시한이 연기된 바 잇다.
EU는 26일부터 주말 동안 내부적으로 내년 1월 31일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담은 합의 초안을 작성했다. 이 안에 따르면 올해 11월, 12월, 내년 1월에 영국과 EU과 각각 비준 절차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면 그 다음달 1일에 탈퇴가 이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연기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브렉시트는 최대 2020년 1월 31일까지 연기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초안에는 EU와 영국이 17일 합의한 내용을 바꾸기 위해 또 다시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날 EU와 영국은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안전장치인 ‘백스톱’ 대안으로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 영국의 관세체계 적용을 받되 실질적으로 EU 관세 및 단일 시장에 남겨두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EU 회원국들이 28일 ‘브렉시트 3개월 연장안 동의’를 최종 발표할 경우 영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앞선 19일 보리스 존슨 총리는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승인이 무산되자,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낸 바 있다.
남은 변수는 영국 내 조기 총선 시행 여부다. 존슨 총리는 “EU가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석 달 연기하는데 합의할 경우 12월 12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혀왔다. 존슨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안을 하원에 상정할 방침이다. 하원이 이를 통과시켜 12월 조기 총선이 확정되면 브렉시트 연장 시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예측했다. 조기 총선안이 부결되면 영국 총리실은 제1야당인 노동당과의 브렉시트 공동 제안서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