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 등 방위비 협상팀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미 외교당국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비공개 만찬을 시작으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에 돌입한다. © News1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우리 측 협상팀을 재정·금융 전문가가 처음으로 이끌게 된 것은 미국의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 ‘숫자 싸움’으로 실리를 지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협상 핵심 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외교 전문가가 아닌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협상 대표로 임명된 점을 언급하며 “외교나 방위 측면과 함께 예산 등 경제적 측면도 함께 고려되고 반영돼야 한다”는 정부의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의 결과는 예산에 반영될 것이고, 예산과 관련해서 고려돼야 될 사항들을 이전 협의 때보다는 좀 더 감안하면서 협상이 진행되도록 하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사는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재정·금융 전문가이다.
이 관계자는 11차 협상 이전 회의의 성과에 대해선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 간 인식을 같이하게 됐고 남은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회의는 지난 9월 서울에서, 2차 회의는 지난 23~24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개최됐다. 3차 회의는 내달 중 서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SMA 유효기간 전략에 대해선 “우리가 생각하기에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기간도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1991년 이후 지난해까지 1~5년 단위로 SMA를 체결해왔다. 10차 SMA는 유효기간이 올해까지다.
일각에는 한미 간 분담금 제시액이 크게 차이가 나 협상이 연내에 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연말까지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더 걸리게 될지 예단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원칙과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10차 SMA를 체결하면서 차기 협정이 적기에 타결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협정 공백 상황에 대비해 양국 합의 시 협정이 연장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연장은 총액 증가율만 제외하고 합의 문안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