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코치 조성환. 스포츠동아DB
올해 한국시리즈(KS)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준우승팀 키움 히어로즈의 희비가 엇갈린 가장 큰 부분은 수비였다.
키움은 승부처에서 크고 작은 수비 실책과 실수가 나왔다. 반면 두산은 내야진이 과감한 시프트 등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면서 상대 중심 타자를 압박했다. 4차전 9회말 허경민의 결정적 실책이 있었지만 수비진은 안정감을 되찾고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직후 실책을 했던 허경민이 조성환 수비코치를 찾아 포옹하는 장면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었다.
조 코치는 2014년 은퇴 후 KBSN 스포츠에서 해설가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안정감 있는 목소리와 해박한 수비전술 설명 등이 빛났다. 방송 제작진의 신뢰도 두터웠다. 그러나 현장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2018시즌을 앞두고 두산 수비코치로 변신했다.
조 코치는 이후 항상 “두산 선수들의 수비 능력은 최고다. 내가 배우고 있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그러나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굵은 땀을 흘렸고 끝없이 데이터를 파고들며 전술을 연구했다.
KS에서 두산은 최주환이 주전 2루수 역할을 맡아 과감한 시프트의 주인공 역할을 해냈다. 홈에서 바라본 기준으로 2루 왼쪽까지 최주환이 커버하는 극단적인 전술이었다. 실패했을 때 부담이 크지만 최주환은 “조 코치가 정해준 위치를 믿고 수비했다. 다행히 성공이었다”고 웃었다. 외야수들의 포구 위치 선정도 성공적이었다. 선수와 수비코치의 신뢰가 만든 작품들이었다. 두산 KS 우승의 ‘숨은 공신’ 조 코치는 “이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