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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황금박쥐 잇따라 출몰해 화제

입력 | 2019-10-29 03:00:00

홍성군 복지지원센터 주변서 목격, 주민들 “부귀영화 부활 징조” 반겨




충남 홍성군 광천행정복지지원센터 주변 나무에서 발견된 황금박쥐. 홍성군 제공

“옛날에는 광천의 지나가는 개(犬)도 1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했어요. 황금박쥐가 옛 광천의 영화를 되찾게 해주는 징조이길 기대합니다.”

21일부터 충남 홍성군 광천읍 행정복지지원센터 주변 나무에서 천연기념물인 황금박쥐가 출몰하자 광천읍 주민들이 반색하며 ‘부귀영화 부활의 징조’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28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광천읍 주민들에 따르면 황금박쥐가 21일 복지지원센터 주차장 옆 나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에도 25일까지 계속 목격돼 왔다.

황금박쥐는 일본의 쓰시마섬, 대만, 필리핀, 동아프가니스탄, 북인도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소수가 발견돼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됐다가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동굴이나 폐광 등에서 서식하다가 집단에서 이탈된 뒤 월동 장소를 찾다가 나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목격된 것 같다”고 했다.

광천읍 주민들은 말로만 듣던 만화 속에서만 나오던 황금박쥐가 나타나자 놀라움과 함께 크게 반겼다. 주민들은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축산 단지인 광천읍이 위축되고 11월 중순 예정된 ‘광천토굴새우젓&광천김대축제’까지 취소돼 지역이 우울한 분위기였다”며 “황금박쥐가 모든 고민을 쓸어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주철 광천읍장은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광천 토굴새우젓의 마케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며 “더불어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김 소비도 촉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25일 현장에서 황금박쥐를 포획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동면에 가장 적합한 장소에 방생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