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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진단과 달리… KDI, 저물가 악순환 경고

입력 | 2019-10-29 03:00:00

“소비-투자 수요위축이 주요 원인… 성장률 하락 → 수요감소 반복 우려”
정부는 “공급과잉 따른 일시 현상”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은 소비와 투자 등 수요가 위축된 때문이라며 정부 설명과 배치되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부는 저물가가 농산물 공급 과잉과 무상복지 확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해 왔다.

KDI는 특히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수요 감소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진단이 다르면 대책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28일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하락은 정부 복지정책이나 특정 품목에 의해 주도됐다기보다 다수의 품목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정부는 물가 하락이 고교 무상교육 실시와 농산물 수확량 확대 등 정책적,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KDI는 공급 측면보다 가계와 기업의 수요 감소 충격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또 공급 요인에 의한 물가 하락 때는 성장률이 상승할 수 있지만 수요 위축에 따른 저물가는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수요 부진은 소득 감소 때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진단은 소득주도성장의 타당성과도 연결된다. KDI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금리를 높인 것도 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도 물가상승률이 낮으면 디플레이션과 비슷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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