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걷기축제’ 31일 개막 하루에 한 코스씩 사흘간 진행… 문화예술공연과 먹을거리 즐겨
제주올레를 찾는 탐방객이 감소한 가운데 하루에 한 코스씩 올레길을 걸으며 문화예술 공연과 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올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탐방객이 크게 줄었다. 31일부터 시작하는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제주올레는 2007년 9월 올레 1코스(시흥초교∼광치기해변) 개장을 시작으로 2012년 마지막 정규 코스가 개설됐다. 제주올레는 21개 정규 코스, 5개 부속 코스 등 모두 26개 코스로 총 길이 425km다. ‘놀멍 쉬멍 걸으멍(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뚜벅뚜벅, 느릿느릿 제주를 들여다보는 코스를 지향했다.
옛길이나 사라진 길을 찾아내고 되살리며 환경 훼손과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했다. 오름(작은 화산체), 바다, 마을, 숲 등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길로 도보여행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고공행진을 하던 올레길 탐방객은 2013년 119만 명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4년 118만 명, 2015년 94만 명, 2016년 68만 명, 2018년 58만 명 등으로 감소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측이 적정 탐방객 수로 정한 70만∼80만 명을 밑도는 수치이다. 서귀포 해안 절경이 뛰어나고 접근이 쉬운 올레 6, 7, 8코스에서는 탐방객을 쉽게 볼 수 있지만 14(저지∼한림), 16(고내∼광령), 20(김녕서포구∼제주해녀박물관)코스에서는 탐방객을 보기 힘들다.
올레길 주변에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이 생겨나면서 해안가 난개발을 부추겼다는 지적과 함께 답압(踏壓)에 따른 자연환경 훼손, 코스 내 사유지 소유자와의 갈등, 농작물 서리로 인한 지역주민과의 마찰 등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레길의 소득 창출 효과가 주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제주올레 측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제주올레걷기축제를 통해 올레길 활성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올해 축제는 8(약천사∼논짓물), 9(화순금모래해수욕장∼논짓물), 10(하순금모래해수욕장∼하모체육공원)코스에서 하루에 한 코스씩 걸으면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지역 먹을거리를 즐기는 이동형 축제이다.
친환경을 표방한 점도 눈길을 끈다. 개인 컵이나 물병을 소지할 수 없으며 무료로 제공되던 차나 음료도 받을 수 없다. 먹을거리 구매 시 개인 수저가 없으면 환경 분담금을 내야 한다. 쓰레기를 치우는 클린올레, 재활용품 자동 수거 보상기 운영, 헌옷으로 만드는 인형 코너 등 환경 캠페인도 진행된다.
제주올레 관계자는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올레길 걷기가 줄어드는 대신 길을 온전히 즐기려는 완주자 등 탐방객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을 특성을 활용한 100년 대계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제주올레’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생태여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