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는 어제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비동맹회의 연설을 내세워 “지금 조선반도 정세가 공고한 평화로 이어지는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며 미국엔 ‘적대시 정책 철회’, 한국엔 ‘외세 의존 탈피’를 촉구했다. 북한은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실무회담을 갖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도 거부했다.
북한은 최근 거의 연일 대미 압박의 수위를 높여 왔다.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나서 ‘불과 불이 오가는 교전관계’를 위협했고, 서열 2위 최룡해까지 내세워 ‘일촉즉발 위기’를 경고했다. 북-미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올해 말’이 다가오는 데 따른 초조감의 반영일 수 있지만, 진작 예고한 ‘새로운 길’로의 전환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일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도 서서히 위기지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중단을 약속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은 피하면서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장 복원 같은 도발로 벼랑 끝 전술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