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트럼프 탄핵조사’ 31일 첫 표결

조사절차 공식화하는 결의안… 가결땐 공화당 위헌 주장 잠재워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탄핵 조사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31일 표결한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8일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결의안에는 공개 청문회, 목격자 증언 공개, 조사 증거의 법사위원회 이전 등에 필요한 절차를 규정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결정으로 9월 조사가 시작된 후 줄곧 비공개로 진행됐던 탄핵 조사가 처음으로 표결에 부쳐지고 그 결과에 따라 공개 범위 등이 결정된다. 그간 백악관, 공화당 측은 하원이 밀실에서 부적법한 탄핵 조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조사를 위한 표결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공화당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번 민주당의 결정은 백악관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가 ‘헌법상 근거가 없고 적절한 절차를 어겼다’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앞서 8일 팻 시폴론 백악관 변호사는 “미국 역사상 표결로 정당성을 얻지 않고 대통령 탄핵 조사 개시를 시도한 의회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도 이날 민주당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증인 증언을 방해하고 소환을 거부하는 등 하원 조사를 계속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