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텔슨전자 설립자… 삐삐 성공신화 年 수천억 매출 사용자 줄고 휴대전화 실패로 파산… 옛 사옥서 운영하던 헬스장도 망해
이날 강제집행이 이뤄진 헬스클럽은 텔슨전자 설립자인 김동연 씨(61)가 2001년부터 운영해 왔던 곳이다.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전화를 만들었던 텔슨전자는 1990년대 중반 연매출이 수천억 원에 이르렀던 회사다. 김 씨가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낸 이 회사는 국내 삐삐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고 당시 김 씨는 ‘삐삐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29일 강제집행이 진행된 헬스클럽이 입주한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의 빌딩도 텔슨전자가 사옥으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캠코 측은 지난해 1월 김 씨에게 임대차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지만 김 씨가 헬스클럽을 계속 운영하자 법원에 명도소송을 냈고 최종 승소해 이날 강제집행에 들어간 것이다. 텔슨전자는 2005년 파산했다.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삐삐 사용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고전했기 때문이다. 파산하기 한 해 전인 2004년 텔슨전자 사옥은 캠코에 매각됐다. 이날 개인 물품을 정리하기 위해 헬스클럽을 찾은 김 씨는 “한때 내가 주인이었던 회사의 사옥을 이제 완전히 떠나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지난달 집마저 경매에 넘어가 당장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인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 때문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